본문 바로가기
[내가 쓴 글] 월간 "문화유성" 等/08년 <대전 명품농산물을 찾아>원고

<문화유성> 8월호 -- 무수동 부추

by 가자유성농장으로 2008. 8. 9.

 

 

 

 

 

대전의 명품 농산물을 찾아

부추꽃 보셨나요? -- 무수동 부추

 

지명 중에는 산을 기준으로 생긴 이름이 많다. 산의 안쪽에 있으면 산내(山內), 산의 서쪽에 있으면 산서, 그리고 산의 뒤쪽에 있으면 산디(산뒤)마을.. 이 중 산서는 대전시 중구의 행정동으로 목달동, 무수동(無愁洞), 어남동, 정생동, 침산동 등 7개의 법정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전에서 명품 부추를 생산하는 곳이 바로 이 곳 무수동에 있다. 부추는 대전의 여러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유성구의 성북동에도 부추를 많이 심었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고, 대전에서 유일하게 작목반을 만들어 고품질의 부추를 생산하고 있는 곳이 바로 무수 부추 작목반이다. 이 곳의 작목반원인 이재봉씨 부추 밭에 다녀왔다.

 

*무수 부추 작목반

이재봉씨는 수박, 고추 ,배추 등등 여러 농사를 짓다가 15년 전쯤 작은아버지의 권유로 부추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한 것은 12년 정도 된다고 한다. 이재봉씨는 본인한테 부추농사가 맞는 것 같다고 한다. 밭에 도착해 보니 사모님이 부추를 베서 한단 한단 묶고 있었는데 주변에 구경하는 사람이 5~6명 있었다. 알고 보니 부추농사를 짓고자하는 분들이 견학을 온 것이었다. 이재봉씨 부추 밭에서는 직접 부추를 베어 그 자리에서 묶어서 세워 보관하기 때문에 상품성이 좋아 오정동 도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부추수확은 밭에 쭈그려 앉아서 일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부추를 베어다가 작업장에서 묶는데 아무래도 여러 번 손을 거치면 부추의 상품성은 저하된다고 한다. 과거에는 부추를 양념 정도쯤 생각해서 김치를 할 때나 오이소박이 할 때 조금 넣는 걸로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영양탕이나 오리탕 등등에 중요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재봉씨는 “소비자들은 작은 양의 부추를 사지만 밭에서 묶는 1단(1kg)씩 사서 많이 먹는 게 좋다”고 강조하신다. 생즙을 갈아서 밀가루 반죽을 해서 수제비를 해도 좋고, 여러 가지 음식에 적용할 수 있으며, 옛날에는 아픈 사람에게 부추를 넣어서 흰죽을 끊여주기도 했을 만큼 부추가 몸에 좋다고 소개한다.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에는 온신고정(溫腎固精)의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온신고정'이란 신허(腎虛)를 다스린다는 의미로서 부추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능을 항진(亢進)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부추 밭은 비닐하우스로 씌여져 있지만 난방용이 아니고 비를 가려주는 비가림용 비닐하우스라고 한다. 또한 부추는 보통 뿌리로 옮겨 심는데 금방 많이 번지기 때문에, 좋은 부추를 생산하기 위해 2년에 한번 뿌리가 아닌 씨를 뿌려 키워서 4월에서 11월까지 수확한다고 한다. 7월말부터 8월경에는 하얀색의 꽃이 피는데 무더기로 피워있는 꽃은 예쁘기도 하지만 향이 아주 좋다고 한다. 무수 부추 작목반 회원은 무수동 주민이 13명, 그리고 주변의 목달동, 침산동 등에서 몇 분이 더 부추를 생산하는데 전체 약 7000여평 정도라고 한다. 이 근처 지역에서 비름작목반도 있다고 한다.

 

무수동 앞에 비닐하우스는 대부분 부추를 키우고 있다고 보면 되고, 밭에서 싱싱한 부추를 직접 살 수도 있다고 한다. 몇 년 전 7월 어느 날 초중등생의 체험단을 데리고 성북동에 간적이 있었다. 그때 벼를 보고 이게 뭐냐고 가볍게 물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부추라고 대답을 한 학생이 있었다. 7월의 부추는 정말 벼와 비슷해 보인다. 부추 밭은 비가림용 비닐이 씌여져 있어서 그나마 구분이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대전지역 곳곳을 많이 답사하면서 신(新)대전 8경을 뽑은 적이 있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무수동의 유회당이었다. 무수동은 안동 권씨 집성촌으로 유회당 권이진이 그 부친 탄옹 권시의 묘소를 이곳에 정하고 와서 살았다고 한다. 유회당(有懷堂) 건물 뒤쪽에 부친 묘가 있다.

 

산내에서 산길을 따라 산서동으로 가다보면 단재 신채호 생가가 있는 어남동, 그리고 정생동, 목달동을 지나 보문산 남쪽의 무수동에 도착 할 수 있다.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직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을 손꼽을 수 있다. 대청호 주변의 드라이버코스도 유명하지만 산내쪽에서 산서로 가는 길도 드라이버코스로 손색이 없는 것 같다. 깨끗한 자연과 유적지 그리고 부추와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산서를 추천한다.

 

* 산내에서 산서 가는 길

산내입구인 면허시험장을 가기위해 건너는 다리를 지나 직진하다가 산서로 난 길을 들어가서(여기가 좀 복잡) 계속 직진하다보면 금동을 지나고 정생동으로 가기 전 어남동의 신채호 생가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서 좌회전해서 생가를 들려보길 추천한다. 다시 돌아서나와 정생동을 지나고 목달동을 지나면 대진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고가도로 아래쪽에 무수마을 들어가는 간판이 보인다. 무수동에서 부추밭과 유회당, 여경암 그리고 생태마을 견학 후 다시 대전동물원 쪽으로 나가면 된다.

리포터_김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