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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글] 월간 "문화유성" 等/08년 <대전 명품농산물을 찾아>원고

<문화유성> 7월호 -- 40년 역사의 세동상추

by 가자유성농장으로 2008. 6. 29.

 

 

 

 

대전의 명품 농산물을 찾아

40년 역사의 “세동상추”

 요즘은 농산물도 브랜드 시대가 되었다. 예를 들어 한국인에게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쌀의 브랜드는 몇 개쯤 될까? 약 2,000 개정도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든 농산물의 브랜드는 셀 수 없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중에 대전 유성구의 세동(細洞)에는 동네이름을 딴 유명한 세동상추가 있다. 이곳은 60년대 말부터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상추 재배를 시작한 40여년 역사를 가진 곳이다. 세동에서 처음 상추를 심기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세동상추를 키우고 계시는 민병환(70세)님을 찾아가 상추이야기를 들어보았다.

 

40년 세동상추의 역사--민병환님

 농장에 찾아가겠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농사를 잘 짓는 젊은 분들이 많으니 그 분들을 소개하라고 하신다. 하지만 40여년 역사를 함께 하신 민병환님이 들려주는 세동상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찾아갔다. 세동에 도착해 알려주신 농장을 찾아가니 상추가 줄을 맞춰 심어져 있었다. 보통 시골집에서 모퉁이에 씨를 뿌려 심어져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세동에서는 60년대 말에 농촌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김은규 전도사의 노력과 그 뜻을 같이한 민병환, 정상권, 김영복 등의 동네 주민들에 의해 시작한 상추 하우스 재배로 70년대의 가난한 동네에서 부자동네로 바뀔 수 있었다고 한다.

 

 중간지역에 위치한 중(中)세동은 인구 당 토지가 넓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1년에 2~3번 상추를 심어 소득을 높이고 있다. 현재 80호 정도가 살고 있고, 그 중 54가구가 상추를 재배하는데, 일을 하실 수 있는 집은 모두 상추를 키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농촌지역이라 대부분 연세가 많고, 혼자 사시는 분 아니면 두 식구 정도가 살고 있고, 가족이 3명 이상 되는 집은 거의 없다고 한다. 상추는 겨울에는 10여일에 한번 수확하고, 여름에는 상추가 잘 자라기 때문에 5~6일에 한 번씩 따는데 보통 한 포기당 4장정도 딴다고 한다. 상추는 배추같이 속이 차는 결구상추와 돌려가며 한 장씩 따는 측면상추가 있고, 색깔로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붉은색과 푸른색의 상추가 있는데 적상추는 햇볕과 비료, 수분에 의해 색깔이 잘 나오고 안 나오고 한다고 한다. 상추의 쓴맛은 물을 많이 주면 덜 쓰고, 적게 주면 더 쓴맛이 나며, 10여년 전부터는 소비자들이 과일이나 채소를 색깔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되면서 지금은 붉은색이 나는 ‘다홍’이라는 적상추가 세동에서는 90%이상 심어진다고 한다. 또한 지금은 비닐하우스도 자동으로 열고 닫고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넓은 비닐이 없어 촛농으로 붙여서 사용한 예기며, 대나무를 이용해서 기둥을 세운 예기 그리고 계룡협동조합을 충남에서 4번째로 세운 예기 등 많은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민병환님의 20대 사진과 첫째아이를 업고 계시는 너무도 젊으셨던 사모님의 사진을 보면서 역사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마치 심훈의 상록수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농촌의 변화를 위해 애쓰신 모습이 그려졌다.

 

 민병환님은 상추 전문가답게 풀이 자란 상추밭과 풀이 없는 곳을 보여주면서 풀 안 나게 하는 방법도 알려주신다.

 

tip 상추하우스에 풀 안 나게 하는 법

 먼저 비닐하우스 밭에 거름 넣고 상추 심을 장소를 만든 다음 물을 넣는다. 수분이 빨리 마르므로 물을 많이 가두어 놓는 게 좋다. 그리고 땅위에 비닐을 덮어 놓으면 전체적으로 3중비닐하우스의 효과로 온도가 100도 이상 올라가 풀도 안 나게 하고 병충해방제도 된다고 한다. 땅위에 덮어놓은 비닐이 구멍이 뚫려서 공기가 들어가면 그 자리에 풀이 나므로 잘 덮어 놓아야 한다.

 

 세동에는 관암산에서 내려오는 가늘고 긴 세동천이 지나가는데 제일 위쪽에 있는 마을이 상(上)세동, 중간에 있는 마을이 중(中)세동, 그리고 아래쪽에 하세동이라고 부르는 지역이 있다. 지금은 세동 옆으로 동학사에서 계룡시로 가는 큰 도로가 뚫렸지만, 과거엔 굉장히 오지마을에 속했을 것 같다. 마을 입구엔 멋있게 잘 자란 동구나무도 있다. 특이한 점은 상세동은 거의 상추재배를 하지 않고, 대부분 중세동의 주민이 상추를 재배하고 있다. 세동상추 역사의 현장도 바로 중세동이다. 세동은 산이 많고 지대가 약간 높다. 따라서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2~3도 낮아 상추 잎이 두텁고 맛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기간 터득한 상추재배 기술과 열심히 상추를 키우시는 상추전문가들에 의해 세동상추의 명성은 빛나는 것 같다.

리포터_김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