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농장에서 오이를 줬다. 싱싱하다.
이 겨울에 주렁주렁 오이가 달려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있구나 싶다.
농장에서 직접 받아온 농산물은 늘 나에게 말을 거는거 같다.
'너희는 참 좋은 세상 살고있어. 인류역사상 이런걸 본 사람들은 많지 않은거 알지'라고.
오이는 반찬으로 보다 몇개씩 아주 굵게 어슷썰기해 놓고 과일처럼 집어먹는 걸 좋아한다. 언젠가 외국의 어느 식당에서 처음 본 이후 따라해본거다. '와~ 이렇게 쓸기도 하는구나'하면서.
주변이 오이밭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이가 비교적 흔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행지에서 본 뚱뚱한 어슷썰기는 왠지 먹고싶게 했다. 이후로 나는 오이를 이렇게 먹는다.
요즘 뚱뚱한 마카롱을 뚱카롱이라 부르던데, 그럼 이 오이는 #뚱오이 ~ 흐흐
신기하게도 날씬한 어슷썰기 오이는 별 느낌이 없다.
나도 눈으로 먼저 먹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