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배밭을 자기 집처럼 살고 있는 토끼 두마리가 있다.
오랫만에 보는 토끼라 반갑기도 하고
그래서 무슨짓을 해도 이쁘게 봐주고 있다.
원래 이 토끼는 근처 오이 하우스하는 분이 키우던 건데
탈출해서 옆집에 살다가
배 딸때가 되어서 과수원 바닥의 풀을 깍고 났더니
그 때부터 진입..
처음엔 사람눈치 좀 보더니
무우며 배추면 뜯어먹어도 크게 야단안치니
주인이 만만한가 보다.
차가 와도 비키지도 않는 상황까지..
살아 돌아다니는 토끼보면 나름 예쁘다..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고,,
물론 배 따서 바닥에 있으면 갉아 먹기도 하지만 많은 양도 아니고해서 그냥 둔다.
사실 개 한마리도 있는데
풀어 놀 수가 없다.
어찌보면 그 좁은 공간에서만 살아야하는 개가 불쌍하고
동물학대 같지만
풀어놓으면 배 밭안에만 있질 않는다.
한 번은 옆집 닭 키우는 것 물어 죽이는 사고도 쳤다..
근데 토끼는 키우기 편한 동물이다.
어떤 때는 작업장에 들어와 어슬렁대는 것이
마침 살림살이 잘 하고 있나 검사하는 것처럼
한 발짝 떼고 둘러보고 한발짝떼고 둘러보고..
꼭 내가 토끼한테 검사받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몇년전 토끼를 가둬 키우다 죽인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토끼들이 너무 미안했는데
그래서 이번 토끼들만은 마음껏 살 게 두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밭에는 풀도 많고
거기다 심어논 야채도 많아 실컷먹고 뛰어논다.
그래서 토끼들이 행복해 보이면 나도 기분이 좋다.
어떤 때 토끼가 안보이면 남편한테 묻곤 한다.
토기 봤어
왜 안보이지..
까만 토끼가 며칠 안보이네..
등등 안부를 묻기도 한다.
오늘 모처럼 밭에 갔더니 춥지만 한낯에 했볕이 있으니까
풀을 먹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나는 예들이 어디서 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겨울에도 배 밭에는 마른 풀도 있고
떨어진 배 잎 밑에 연한 풀도 있어
먹을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잘 살아라
여한없이..
가끔 남편 친구들이 군침을 흘리지만
내가 지켜 줄 것이다.
2008.1.13 화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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